Runner's Choice 마라톤 · 보행 자세 분석

다리를 차지 말고 골반으로 들어 올리세요
— 착지 지점과 피치는 그 결과로 바뀝니다

정한나 · 체육교사 2급 정교사 · 육상지도자 2급  |  2026년 9월 16일

"피치를 올리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발을 더 빨리 차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바뀌어야 하는 쪽은 지면을 미는 동작이 아니라, 뒤로 간 다리를 거두어 오는 동작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착지 지점과 피치가 저절로 따라옵니다.

차서 얻은 속도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지면을 강하게 밀어내려고 하면 그 힘의 상당 부분을 발목과 종아리가 감당하게 됩니다. 종아리는 허벅지나 엉덩이에 비해 훨씬 작은 근육입니다. 작은 근육으로 큰 일을 반복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마라톤 후반에 종아리부터 조여 오는 경험을 해 보셨다면 그 구조입니다.

게다가 달리기에서 추진력의 상당 부분은 근육이 수축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착지할 때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에 저장되었다가 되돌아 나오는 탄성에서 나옵니다. 이 되돌림은 접지 시간이 짧을 때 가장 잘 작동합니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밀어내려고 하면 발이 지면에 머무는 시간이 오히려 길어집니다. 힘은 더 쓰면서 돌려받는 것은 줄어드는 셈입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국가대표급 선수의 지면 접촉 시간이 185ms 대 205ms로 갈린다는 자료를 역학 비교 분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20ms라면 한 걸음에서는 느낄 수도 없는 차이지만, 42.195km 동안 쌓이면 전혀 다른 양의 일이 됩니다.

거두는 쪽을 바꾸면 착지 지점이 따라옵니다

발이 몸보다 앞에 떨어지는 오버스트라이드는, 보폭을 늘리려고 발을 앞으로 뻗어서 생기기도 하지만 뒤로 간 다리를 늦게 거두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다리가 뒤에 오래 남아 있으면 그 다리가 앞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 몸은 계속 앞으로 갑니다. 결국 다리는 몸을 따라잡으려고 앞으로 뻗게 됩니다.

그래서 고쳐야 할 지점은 발이 땅에 닿는 순간이 아니라, 발이 땅에서 떨어진 직후입니다. 뒤꿈치가 지면을 떠나는 순간 고관절 굴곡근으로 무릎을 앞·위로 데려온다는 감각을 만들면, 다리는 제때 돌아오고 발은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 아래로 떨어집니다.

오버스트라이드와 중심 아래 착지를 비교한 인체 도해
왼쪽은 발이 무게 중심보다 앞에 떨어져 제동 구간이 생기는 형태, 오른쪽은 중심 바로 아래에서 착지해 제동이 거의 없는 형태입니다. 착지 지점은 착지 순간이 아니라 그 앞 동작에서 결정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바뀝니다. 제동이 줄고, 접지 시간이 짧아지고, 한 걸음의 거리가 조금 줄어드는 대신 걸음 수가 늘어납니다. 피치는 목표가 아니라 이 변화의 결과로 올라갑니다. 순서를 거꾸로 해서 피치 숫자부터 맞추려 하면, 같은 오버스트라이드를 더 빠르게 반복하게 될 뿐입니다.

왜 종아리가 아니라 골반인가

다리를 거두어 오는 일은 고관절 굴곡근, 특히 장요근이 맡습니다. 밀어내는 일은 둔근과 햄스트링이 맡습니다. 둘 다 종아리보다 크고, 큰 근육일수록 같은 일을 반복해도 덜 지칩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지구력 종목"이라고 할 때, 그 지구력은 심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느 근육에 일을 맡겨 두었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후반부에 자세가 무너지는 러너를 영상으로 보면, 대개 다리를 거두는 속도가 먼저 느려집니다. 그다음에 착지가 앞으로 밀리고, 그다음에 페이스가 떨어집니다. 페이스가 떨어져서 자세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감각으로 바꾸는 방법

1.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접어 올린다'

무릎을 앞으로 내미는 것이 아니라, 지면을 떠난 발을 짧게 접어 올린다는 느낌부터 잡으십시오. 높이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늦지 않게 접는 것이 전부입니다.

2. 제자리에서 먼저, 그다음 이동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면서 발을 접어 올리는 리듬을 20~30초 만들고, 그 리듬을 유지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보십시오. 제자리에서는 발이 몸 앞에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중심 아래 착지가 어떤 느낌인지 몸이 먼저 배웁니다.

3. 전체가 아니라 마지막 3~5분에서만

새 동작을 전체 훈련에 적용하면 몸은 어느 것도 익히지 못한 채 긴장만 합니다. 익숙한 페이스로 달리다가 마지막 3~5분에만 적용하고, 편해지면 구간을 늘리십시오. 자세 팁에 4주 단위 적용 계획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4. 발소리로 확인한다

제동이 줄면 착지음이 눈에 띄게 작아집니다. 별다른 장비 없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다만 소리만 줄이려고 발끝으로 살금살금 뛰면 부담이 종아리로 몰리니, 소리는 결과로만 확인하십시오.

자주 나오는 실수 세 가지

바뀌었는지 어떻게 확인할까

느낌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측면에서 10초 정도 찍은 영상을 폼 분석 앱에 올리면 케이던스와 착지 위치를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값이 아니라 4주 뒤 같은 각도로 다시 찍었을 때의 변화입니다. 촬영 조건이 달라지면 값도 달라지므로, 같은 장소·같은 각도로 찍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고관절을 쓰는 감각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근력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보강 운동에 약점별 운동을 권장량과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피치를 180spm에 맞춰야 하나요?
숫자를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180spm은 엘리트 선수들의 평균에 가까운 값이고, 체격과 다리 길이에 따라 적정 값이 다릅니다. 지금 내 케이던스에서 5~10% 올리는 것을 첫 목표로 잡으시고, 그 과정에서 착지가 중심 쪽으로 들어오는지를 함께 보십시오.
다리를 걷어 올리면 보폭이 줄어서 느려지지 않나요?
한 걸음의 거리는 줄어도 걸음 수가 늘어 속도는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착지할 때마다 걸리던 제동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다만 바꾸는 동안 4~6주 정도는 느려질 수 있습니다. 익숙한 동작이 흔들리는 시기라서 그렇고, 지나갑니다.
무릎을 높이 들어 올리라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무릎을 높이 드는 것은 단거리 주법에 가깝고, 장거리에서 그렇게 하면 상체가 뒤로 젖혀지고 에너지 소모가 커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뒤로 간 다리를 늦지 않게 거두어 오는 일입니다. 높이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입니다.
종아리가 자꾸 뭉치는데 이것과 관계가 있나요?
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면을 차서 밀어내는 방식으로 달리면 추진의 부담이 종아리와 발목으로 몰립니다. 다만 뭉침의 원인은 신발, 훈련량 증가, 수분과 전해질 상태 등 여러 가지가 겹치므로 자세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통증으로 이어진다면 진료를 먼저 받으십시오.

정한나 — 체육교사 2급 정교사, 육상지도자 2급

학생 선수와 일반 러너의 자세를 현장에서 지도해 왔습니다. 이 사이트의 글과 분석 도구는 그 현장에서 반복해서 만난 문제를 정리한 것입니다. 문의와 정정 요청은 문의 · 운영 정보 페이지로 받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러닝 자세에 대한 정보이며, 통증이나 부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우선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치는 공개된 연구·문헌 자료를 참고한 값으로, 연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